월간 안보동향
이재명 정부의 北평화공존 1년…전문가들 "방향 맞지만, 속도 조절을"
- 작성일202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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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北평화공존 1년…전문가들 "방향 맞지만, 속도 조절을"
[정부, 평화공존 정책 1년 전문가 평가]
북한 두 국가 선언에 평화공존은 불가피
조선 호칭·두 국가론 등 디테일은 아쉬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올해 2월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대북 무인기사건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방향은 옳지만, 이행 전략과 속도의 조절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통일 정책 ‘한반도 평화공존’의 1년을 바라보는 국내 북한 전문 연구자들의 평가는 이렇게 요약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상황에서 평화공존의 모색은 불가피했다고 봤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을 사실상 국가로 인정해 헌법 규정과 거리가 있는 평화적 두 국가론 등을 앞세우거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이라는 국호로 부르자면서 불필요한 내부 갈등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현 상황서 '평화공존' 외 대안 없어"

올해 2월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제9차 노동당 대회 폐막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21일 한국일보의 취재에 응한 북한 전문가 연구자 7인(김용현·박원곤·양무진·이정철·임을출·정일영·조한범)은 현 한반도 상황을 고려했을 때 통일부가 내세운 평화공존 정책의 대전제에는 대체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두 국가론을 고수하고 국제적으로도 북핵에 대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공존은 현실적 정책”이라고 진단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남북의 특수관계를 부정하고 ‘다른 나라’로 규정하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국가로는 인정 못 해도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는 경색 국면에서 평화공존의 3원칙(북한 체제 존중·흡수통일 불추구·적대행위 불추진)에 기반한 유화 조치가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많다. 대표적으로 대북 전단 확성기 중지, 무인기 사건 사과 및 재발 방지 등이 꼽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어떠한 연락이나 대화 채널이 없는 상황에서 평화공존 기조로 남북 관계의 관리를 해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대목”이라고 했다.
다만 1년간의 노력에도 북한의 실질적인 태도 변화가 없었던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상대가 공존할 상대로 보지 않는데 안정적 공존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지금은 공존보다는 더 강하고 효과적인 억제 위기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 호칭, 내부 갈등만 키워"

이재명 대통령과 정동영(왼쪽 세 번째) 통일부 장관, 권오을(두 번째) 국가보훈부 장관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4회 국무회의 겸 제11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특히 통일부의 구체적인 이행 전략을 두고는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우선 북한의 국호 사용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동영 장관은 올해 3월 정부 고위공직자로서는 처음으로 남북 회담장이 아닌 공개 석상에서 북한의 국호인 ‘조선’이라는 호칭을 입에 올려 관련 의제를 띄웠다. 통일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공론화 방침을 밝히면서 여론은 엇갈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체제 존중은 필요하나 관행부터 고치자는 방식은 자칫 상대에게 끌려가고 있다는 인상을 줘 내부 갈등만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제적 조치라는 차원에서 대북 관계에서 조선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우리 정부 내에서도 조선 국호를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는 것은 신중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에 대응하는 ‘평화적 두 국가’라는 개념 역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일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책임 연구원은 “’한반도에 통일을 지향하는 사실상 두 국가가 있으나 헌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북한을 외국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원론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을 독립된 국가로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적인 ‘국가성’을 인정하는 정도로만 접근해야 향후 통일 과정에서 헌법적 정당성이나 명분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통일 정책 추진 과제에 대한 제언도 쏟아졌다. 양무진 석좌교수는 "이제는 평화공존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정할 시점"이라면서 "내년까지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으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내후년에는 남북 대화의 틀을 복원하는 식으로 단계별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의 변화를 인내심 있게 기다려야 한다”며 “마지막 단추는 결국 북미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한미 공조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출처 : 한국일보 전혼잎 기자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62113360004590